2011/12/17 04:47

오늘부터 신령님 + 만화 몇 개. 메모

 # 오늘부터 신령님 - 9권 나오자마자 샀다. <악마와 돌체> 까지 그저 그랬다가 <꼭두각시 오데트> 에서 슬슬 포텐 터지더니 이번작에서 아예 대박을 쳤다.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주제선정에, 십대물에 딱 적당한 수위. 요즘 십대 순정물을 표방한 18세물들이 판치는 가운데 꿋꿋이 상큼해 줘서 고마울 따름. (한국에서) 9권까지 진행된 것치고 만화속 시간이 많이 흐르지는 않았지만, 이야기를 질질 끈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. 한 권 한 권이 각자의 주제에 충실해서 권별로 사는 게 전혀 돈이 안 아까울 정도. 유독 예쁜 그림체도 장점. 사키사카 이오와 동시에 주목하고 있는 신진 작가군 중 하나ㅎㅎㅎㅎ
 현지에서는 내년 2월에 11권이 발매된다고 하니 아마 그 즈음에 10권이 정발되지 않을까.

# 금색의 코르다 - 드디어 17권으로 완결이 나셨다. 예전 블로그에 관련해서 좀 긴 리뷰를 쓴 적이 있었는데.. 12권 정도밖에 정발이 안 됐던 당시엔 렌이랑 이어지는 건 꿈도 안 꿀 테니 제발 히하라하고만 이어주지 말라고 울며 빌었던 것 같은데 결국 렌이랑 되다니! 멋지다! 내가 젤 싫어하는 히하라 츠치우라 이 2인방 중 하나랑 이어질 냄새가 풀풀 나길래 그 꼴을 보느니 차라리 보이콧을 택하겠다며 완결이 날 때까지 안 보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럴 줄이야 ㅋㅋㅋㅋ 멋진 반전이얌 ㅋㅋㅋ 사실 이어졌다고 하기에도 뭐한 엔딩이지만 워낙 이 쪽으로는 가벼운 만화였으니 연애엔딩이 나온 것만 해도 완전 만족이고요
 17권의 대장정을 한 것치고 엔딩이 너무 건조하다며 실망한 사람도 좀 있는 거 같은데 이 작품 분위기에 그 이상 나갔으면 더 어색하지 않았을까 싶다. 코르다 자체가 그렇게 끈적한 게임도 아니고. 그러고 보니 순정으로 분류하긴 좀 애매한 만화기는 한데.. 여튼 더 질질 끌지 않고 이쯤에서 완결을 지어준 것에 감사한다. 작가 후속작도 구입할 생각. 코르다가 첫작인 데다, 이 만화 역시 워낙 코르다 본연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데 충실했던지라.. 후속작이 그만한 퀄리티로 나와줄지는 잘 모르겠지만.

# 신부 이야기 - <엠마> 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거부감 때문에 안 봤지만 이건 괜찮다. 보기 드물게 고증에 충실한 순정작가. 사실 전 작품에 걸쳐 공통적으로 흐르는 분위기도, 주제도, 캐릭터도, 심지어 그림체도 나하고는 거의 맞는 점이 없는 작가지만 추천할 만한 만화라고 생각한다. 하지만 다음 권이 딱히 궁금하지 않아서 당분간은 좀 봉인해두기로. 신부 추격 얘기만 아니었어도 계속 신간 보겠는데, 흘러가는 걸 보아 추격이 몇 권 이내로 일찍 끝나줄 거 같지가 않아서 ... 현재 한국 기준 3권까지 정발되었음.
 근데 어쩜 이렇게 그리는 캐릭터마다 이렇게 매력이 없나요.. 순정 주제에 ㅜ ㅜ 스토리는 재미있는데 캐릭터에는 왜 정이 전혀 가지 않을까..

# OZ - 이걸로 이츠키 나츠미 만화는 네 번째. 새삼 추천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유명한 만화고, 명성에 걸맞게 재미있었다. 4권이라는 짧은 권수 안에 이만한 내용을 잘 덜어 담은 것도 대단하고. 평범하고, 평면적이고, 그림으로 보기에도 별로 안 예쁜 여주에 비해 인간적이고 입체적이고 화려하게 잘생긴 남자들을 그리는 특유의 버릇 역시 잘 나타나 있고.. 아니 <수왕성> 이나 <카시카> 에서만 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았던 거 같은데.. 그냥 여자를 잘 못 그리나? 여자 그리는 걸 싫어해서 그런가?..
 어쨌든 이츠키 나츠미표 SF의 왕도라 할만하다. 같은 작가의 다른 만화들 역시 추천. <수왕성> 은 약발 좀 떨어지고 팔운성은 못 구해서 모르겠는데 다른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된 재미를 보장함. OZ의 미청년 사이보그 1019도 멋있었고 무토도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나한테 <데몬성전> 의 미카를 따라오는 캐릭터는 없는 거 같아!

#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- 정발 기준으로 쓴다는 거 깜빡하고 개그만화일화, 라고 썼다가 고쳤다.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한 작품인데, 당시에 애니 보고 정말 깔깔 웃었다가 만화 보고 다시 애니 보니까 애니가 재미가 없어... 그 때랑 취향이 달라져서 그런 건지 어쩐지는 모르겠는데.
 특유의 개그 포텐은 권수가 많아질수록 떨어지고 있는 거 같지만 웬지 꾸준히 사고 있는 작품 중 하나. 초반에 좀 재밌다가 좀 가서는 음?.. 싶을 정도로 재미가 없어지는데 최근(한국 정발 기준 11권)에는 다시 바닥으로 치닫았던 재미 그래프가 꼬물꼬물 위로 살아나고 있다. 단 취향 많이 타는 개그이므로 안 맞는 사람들한텐 정말 재미없을 가능성 높음.. 난 1권 보고 소각로에 집어던질 뻔했는데 2권부터 웬일인지 갑자기 취향을 타서 재밌게 보고 있음... 사실 남한테 별로 추천해주고픈 만화는 아니에요.. 특히 이십대 여성에겐 별로 추천해 주고 싶지 않네요

# 웃는 카노코씨 - 사실 먼저 본 건 2부인 <연애니 사랑이니> 지만 그건 아직 완결도 안 난 데다 후속작이므로 묶어서 소개한다. 아놔 이런 만화가 있다니ㅎㅎㅎㅎ <연애니 사랑이니> 부터가 제대로 순정이고 카노코씨 자체는 순정만화로 분류하긴 좀 애매하지만, 고등학교 나온 지 얼마 안 된 사람, 아니 나온 지 좀 됐어도 일단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들에게는 왕추천. 특히 여고 나왔으면 열 배로 공감할 수 있음... 인간관찰에 특화된 주인공 카노코씨는 사실 작가 자신의 투영이 아닐까? 어쩜 이렇게 신랄하면서도 귀엽게 관찰을 해서 풀어냈지? ㅋㅋㅋㅋ 실제로 만나서 술 한 잔.. 은 내가 술 못하니까 안 되고 대신 고기 뜯으면서 심도있게 대화를 해보고픈 작가다. 츠지타 리리코라니 이름도 귀여워.. 아마 가명이겠지만..
 3권 완결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장편 만화만한 명대사들이 쏟아진다. 기억에 남는 장면 몇 개 소개하면
 여 : 있지,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나중에 다 유행하는 거 같아.
 남 : (남들 다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유행하는 거겠지..) 그러냐?

이 부분하고ㅋㅋㅋㅋ 괜히 쿨한 척 하는 애가 쇼핑 카탈로그 훑어보면서

 여1 : 우와 이 옷 귀엽다. 
 그 애 : ㅋ난 이런 옷 별로더라ㅋ 꼭 남자들한테 잘 보이려고 난리치는 옷 같애ㅋ
 카노코 : (웃기고 있네 정말 암것도 신경쓰지 않는 사람은 '잘 보이려고 난리친다' 라는 생각 자체가 없거든??)

이러는 부분ㅋㅋㅋㅋㅋㅋ 사춘기 특유의 자의식과잉을 정말 영리하게 잘 집어냈어ㅋㅋㅋㅋ
 아니 '사춘기' 라고 한정하기도 뭐한 게, 꽤 나이먹은 사람들 중에서도 이런 거 흔히 보이거든요. 가령 '주변에서 특이하다는 말 많이 듣는데 어디가 그렇다는 건지 모르겠어ㅋ' 라든지.. '난 근데 사소한 거에 신경 안 쓰는 성격이라ㅋ 그런 거 의식해 본 적도 없어ㅋ' 라든지..... 정작 그런 말 듣는 사람들은 당신을 전혀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고, 정말 신경 안 쓰는 사람은 '신경 안 쓴다' 라는 말 자체를 남발하지 않는다고요. 자기 캐릭터를 프로듀스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건 알겠지만 좀.. 특히 전자 같은 경우 요즘 많이 보는 거 같은데 그런 말 해서까지 특이해지고 싶을까?
 얼핏 주변과 자신을 계속 비교하다 보니 자기가 좀 특이한 거 같겠지만, 사실 나와 남이 다른 만큼 남도 나와 다르고, 당신과 비교당한 그 사람들 역시 스스로를 똑같이 생각하고 있을 텐데. 남과 다른 건 당연한 거지 딱히 당신만의 유니크한 속성이 아니라고요. 카노코씨는 그런 걸 가리켜 열다섯 살 사이에서 열여덟 살 사이에 겪는 <선민기> 라고 부른다는데(자기가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).. 가끔 나이먹고도 비슷한 말 하는 사람 있어서.. 너 안 특이해 안 특이하다고 게다가 그거 심지어 별로 장점도 아니야ㅜㅜ

아 갑자기 흥분해서 좀 길게 썼는데 하여튼 이런 가치관 가진 사람들이라면 잘 공감할 수 있을 거고요 ㅋㅋㅋㅋㅋ 다시 말하지만 여고 나온 사람들에게 강력추천합니다 3권 내내 완전 깔깔거리면서 볼 수 있음

# 오토멘 - 처음엔 소재도 신선하고, 그림체도 귀엽고 해서 깔깔거리면서 봤는데 갈수록 왜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고요.. 한 10권에서 완결나도 충분한 소재였을 거 같은데 10권 훌쩍 넘게 연재해 놓고도 스토리 진전될 가망은 개똥만큼도 안 보이고요.. 차라리 소년만화 같은 거 연재하면 충분히 성공할 거 같은데 장르를 바꿔보는 게 어떠할지 .... 한 4~5권까진 꾸준히 재밌게 봤었는데 그 뒤로 가면서 급격히 돈 아까워지고 성질도 슬슬 남. 질질 끄는 주제에 갈수록 재미도 없어 ㅡㅡ; <스킵비트>는 아무리 28권까지 질질 끌었도 그나마 꾸준히 재미라도 있으니까 나오는 족족 노예같이 사잖아 젠장

# 몬스터 - 애장판 산 뒤로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제 꺼내서 다시 정독했다. 중딩 때 처음 읽고서는 완전 컬쳐쇼크였는데 나이먹고 다시 보니 좀 얄팍한 면이 많이 보인다고 해야 되나.. 특히 연출면에서.. 당시엔 몰랐는데 내가 이 작가 특유의 인간주의적 세계관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. 보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서, 아니 이렇게 재미있는데 왜? 하고 스스로도 좀 이해가 안 갔는데 덮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그렇더라고. 일단 내가 휴머니스트도 뭣도 아니라서.. 너무나 악역다운 악역과 선역다운 선역 역시 불편하고요. 난 덴마 같은 완전한 인간이 싫다고 ㅡㅡ;
 그래도 충분히 애장판 사서 읽을 만한 만화다. 강추. <20세기 소년> 도 재밌게 보긴 했지만 둘 중 하나 고르라면 몬스터를 고르겠어요 왜냐? 룽게 경부가 나오니까 (이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)

# V.B.로즈 - 번역자 누구냐... 내가 엔간해선 만화책 번역에는 태클 안 거는 편인데 이건 너무 심해... 무슨 이게 귀여니표 인터넷 소설도 아니고 꼭 이렇게 통신어체와 이모티콘을 니맘대로 집어넣었어야 했나요??? 고딩땐가 중딩땐가 완결 나기 전에 한참 보다가 이 특유의 오글거리는 번역을 참을 수가 없어서 덮어둔 지 한참이 되어서야 완결권을 읽었는데 읽는 내내 거슬려서 죽는 줄 알았음. 꼭 읽어야겠다면 원서로 읽으시길.. 작품 자체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도, 비추천하고 싶지도 않은 무난한 순정. 단 십대 한정.


 사실 제목을 순정만화 몇 개.. 로 썼다가 순정만화 아닌 게 몇 개 끼어들어가 있길래 그냥 만화 몇 개로 고쳤어요. 쓰고 싶은 책은 훨씬 많았지만 너무 길어지는 건 싫으니 그건 또 나중에 ^ ^ 앗 가식적인 이모티콘
 표지를 꾸준히 안 붙이는 건 이 블로그를 만화블로그로 만들고 싶지 않은 나의 마지막 발악을 동반한 귀차니즘입니다 사실 만화 얘기 그렇게 많이 한 건 아니지만.. 얼마 없는 포스트의 삼분의 일 넘게 만화 얘기를 하고 있으니 좀 그래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.. 흠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
 요 며칠 그래픽툴에 묶여 살았더니 당분간 포토샵 같은 거 거들떠보기 싫어서 안 붙이는 것도 있고요.

트랙백

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(트랙백 보내기)
TrackbackURL : http://nailed.egloos.com/tb/1626017 [도움말]

덧글

댓글 입력 영역